가죽 작업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재단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재단당하고 있는 건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하루 동안 삼성·SK·LG·네이버·현대차를 연이어 방문하며 'AI 동맹'을 선언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 느낌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축제처럼 보이는 이 장면이, 과연 우리가 재단하는 쪽인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젠슨황의 방한 마지막날: AI 동맹의 실제 구조8일 젠슨 황 CEO의 방한 일정은 촘촘했습니다. 오전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공동 브리핑을 시작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까지 하루 안에 모두 소화했습니다. 서울대 해동첨단공학관에서는 스스로를 'K-젠슨'이라 부르며 학생들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D..
솔직히 저는 대통령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챙겨보는 편이 아닙니다. 그날도 서재에서 월넛 원목 상판에 오일을 덧바르던 중이었는데,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코스피 8,000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에 손이 멈췄습니다. 취임 당시 2,700선이던 지수가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올랐다는 숫자보다, 그 말 한마디가 왜인지 더 오래 귀에 남았습니다.코스피 8000 시대: 비정상의 정상화, 숫자 뒤에 무엇이 있나장중 7,400선까지 밀리던 날, 시장은 시끌시끌했지만 저는 오히려 차분하게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단기 주가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경상수지(Current Account Balance)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긴 지 꽤 됐거든요. 여기서 경상수지란 한 나라가 상품·서비스·투자소득 등을 해외와 거래한 결과 ..
솔직히 저는 교육감 선거를 제대로 공부하고 투표소에 들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매일 디지털 뉴스를 검색하는 편인데도, 정작 교육감 투표용지를 손에 쥐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전국에서 108만 표가 넘는 무효표가 쏟아졌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야, 이건 제 개인의 무지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교육감 선거: 유권자에게 던져진 무효표와 깜깜이 투표투표소 안에서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들었을 때, 다른 용지들과 교육감 용지는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시·도지사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용지에는 정당명과 기호가 명시되어 있어, 사전에 '3번 후보를 찍겠다'고 결정해 두면 투표소에서 흔들릴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교육감 용지에는 기호 없이 낯선 ..
현금만 191조 원을 쌓아둔 회사가 왜 시장에서 130조 원을 더 긁어모아야 했을까요? 저는 오늘 아침 라우터 전력 분배 로그를 검토하다 이 뉴스를 접하고 손이 멈췄습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0년 만에 꺼내 든 유상증자 카드,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줄 서는 앤트로픽·스페이스X·오픈AI. 지금 자본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투자 열풍이 아닙니다.AI 자본 전쟁: 20년 만의 유상증자가 말해주는 것알파벳이 이번에 단행한 유상증자(Equity Offering)란, 기업이 새 주식을 발행해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유상증자란 빚을 지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소유권 일부를 파는 것으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내 지분 비율이 희석되는 부담이 따릅니다. 그럼에도 알파벳은 이 카드를 꺼..
아침에 시스템 로그를 훑다가 스마트폰으로 기사 하나를 읽고 그대로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 PC방을 돌며 새 칩 아키텍처를 발표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방 구석에서 늘 씨름하던 하드웨어 설계의 한계를 빅테크의 거인이 공식 선언으로 부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젠슨황 3차 방한: PC방 회동, 그 안에 숨겨진 아키텍처 선언(RTX 스파크)젠슨 황이 입국 첫날 향한 곳이 청와대도, 대기업 본사 회의실도 아닌 홍대 인근 PC방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메시지였습니다. 프로게이머 페이커를 만나 e스포츠 문화를 치켜세우는 장면은 카메라 앞 의전이었지만, 저는 그 뒤에 이어진 강남 PC방 연쇄 회동에서 진짜 핵심을 읽었습니다.그날 공개된 것이 바로 RTX 스파크입니다. RTX 스..
오늘 아침 작업대에서 모터 관절 부품을 만지작거리다 기사 하나를 읽고 손이 멈췄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현대차, LG, 두산, 네이버 총수들과 피지컬 AI 파트너십을 논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뮬레이션 속에서만 완벽하던 코드가 실제 물리 환경에서 무너지는 걸 밤새 경험한 저로서는, 이 회동의 본질이 단번에 읽혔습니다.젠슨 황 2차 방한: 피지컬 AI, 왜 한국 제조 데이터가 필요한가홈 오토메이션을 직접 구축해본 분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시뮬레이션 결과만 믿었습니다. 자동화 코드는 가상 환경에서 완벽하게 작동했지만, 막상 실제 모터를 연결하자 토크(torque) 오차와 전선의 미세한 마찰 계수 때문에 시스템이 엉켰습니다. 토크란 회전축을 중심으로 물체를 돌리려는 힘의 크기를 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