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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수집/수집 이야기·노하우

피규어 장식장 LED 셀프 설치 후기, 준비 3달 작업 10시간 걸린 똥손 도전기

한땀한땀수집가 2026. 10. 3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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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쩍 하고 불이 들어오는데, 처음에는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흠칫하면서 살짝 뒤로 물러났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게 제가 장식장 LED를 직접 달던 날이었습니다. 손재주라고는 없는 똥손이 3달을 준비하고 10시간 넘게 매달린 끝에 처음 불을 켠 순간이었는데요. 그 순간의 놀람과 감탄은 지금 떠올려도 여전히 생생합니다. 오늘은 장식장 LED를 셀프로 설치하게 된 과정과, 전기 연결이 유독 무서웠던 이유, 그리고 불이 들어온 뒤 30초 만에 바뀐 마음까지 풀어보겠습니다.

     

    피규어 장식장 DIY, 준비 3달에 작업 10시간

    장식장에 LED를 달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피규어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수집가가 직접 LED를 단 장식장 사진을 올렸는데, 같은 피규어라도 조명 아래에서 완전히 다르게 보이더라구요. 그 글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해 보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손재주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준비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어떤 LED를 살지, 길이는 얼마나 필요한지, 선은 어디로 빼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아보다 보니 준비만 3달이 걸렸습니다. 커뮤니티 글을 몇 번이나 다시 읽고, 필요한 부품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습니다. 막상 사 놓고도 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한동안 상자째 두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설치를 시작했는데, 설치에만 2일 동안 10시간 넘게 작업했습니다. 첫날은 LED를 붙일 자리를 재고 선을 정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고, 둘째 날에 연결과 마무리를 했습니다. 피규어를 다 빼고 장식장을 비운 채로 작업을 하다 보니, 바닥에 피규어 상자가 가득 늘어서 있어서 집이 이삿날 같았습니다. 장식장 안을 그렇게 텅 빈 채로 본 것도 처음이었는데, 비어 있는 장식장이 이렇게 넓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잘하는 사람이면 3시간이면 끝났을 작업이었습니다. 저는 그 세 배가 넘는 시간을 쓴 셈이죠. 처음엔 그 사실이 조금 민망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10시간이 이 장식장에 대한 애정을 더 키워 준 것 같습니다. 직접 손댄 만큼 정이 가더라구요. 남이 3시간에 끝낼 일을 10시간 들여 해낸 만큼, 불이 들어왔을 때의 기쁨도 세 배는 컸으니까요.

    열심히 구상했던 나의 장식장 제작 흔적
    열심히 구상했던 나의 장식장 제작 흔적

     

    LED 연결, 군대 배터리 폭발이 떠올랐다

    작업 중에 가장 무서웠던 건 LED 전기 연결이었습니다. LED를 붙이고 선을 정리하는 건 시간이 걸릴 뿐이었지만, 전기를 연결하는 순간만큼은 손이 떨렸습니다.

    그 이유는 군대에서의 기억 때문입니다. 군대에서 차량 배터리를 점프하다가 접지를 비비던 중에 배터리가 폭발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배터리만 터졌고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엄청 컸습니다. 바로 옆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를 듣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충격이었고, 그 뒤로 전기 연결은 저한테 늘 조심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누가 다치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그 소리만큼은 몸이 먼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LED를 연결할 때도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코드가 안 꽂혀 있을 때도 감전될까 봐 걱정했습니다. 머리로는 전원이 연결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걸 알면서도, 선을 만질 때마다 손끝이 움찔했습니다. 선 하나를 연결할 때마다 설명서를 다시 보고, 맞게 꽂았는지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작업 시간이 10시간 넘게 걸린 데는 이 조심스러움도 한몫했습니다.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마지막에 전원을 켤 때였습니다. 불 켤 때 펑 소리가 날까 조마조마했습니다. 군대에서 들었던 그 소리가 다시 날까 봐, 스위치를 누르기 전에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혹시 몰라 장식장에서 몸을 조금 떨어뜨린 채로 팔만 뻗어서 스위치를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때는 정말 진지했습니다. 전기 작업에 자신이 없는 분이라면 이 긴장감을 충분히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자신이 없다면 전기 연결만큼은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번쩍, 뒤로 물러났다가 30초 만에 감탄

    그리고 스위치를 누른 순간, 번쩍 하고 불이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저는 터지는 줄 알고 뒤로 물러났습니다. 군대에서의 기억이 몸에 남아 있었는지,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구요. 그런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장식장 안이 환하게 밝아졌을 뿐이었습니다.

    처음 몇 초는 멍하니 서 있다가, 30초쯤 지나니 감탄하면서 보게 됐습니다. 매일 보던 피규어들이 조명을 받으니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림자가 생기면서 피규어마다 굴곡이 살아나고, 뒤쪽에 있던 피규어들까지 존재감이 생겼습니다. 놀라서 물러섰던 그 자리에서, 이번엔 감탄하면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나도 할 수 있네? 업체에서 하라는 대로 조립만 하니까 켜지더라구요. 손재주가 없어도, 정해진 순서대로 차근차근 따라가기만 하면 결과가 나온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저처럼 똥손이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던 겁니다.

    엄마도 놀랐습니다. 불 켜진 장식장을 보시더니, 어마무시한 걸 해냈구나 하시더라구요. 평소에 제가 뭘 고치거나 만드는 걸 본 적이 없으셨으니, 더 놀라셨던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10시간의 고생이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장식장은 완제품으로만 사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명도 처음부터 달려 나온 제품을 사야 하는 줄 알았죠. 그래서 조명 달린 장식장 가격을 보고 몇 번이나 포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 보니, 장식장도 직접 커스텀할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똥손도 해냈으니, 공예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저보다 훨씬 멋있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전면 장식장 및 LED 조명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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