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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수집/수집 이야기·노하우

원피스 피규어 후기, 쵸파 브룩 20~30배 키차이 실수

한땀한땀수집가 2026. 10. 6. 17:35

목차


    동생한테 받은 작은 쵸파는 혼자 서있지 못해서 맨날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는 큰데 발은 작고, 발판도 없어서 세워 두면 금방 넘어져 버리는 쵸파였거든요. 그렇게 한동안 자리를 못 잡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결국 엉뚱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동생이 일본에서 사다 준 거라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대로 세울 수도 없는 애매한 피규어였어요. 오늘은 이 작은 쵸파 이야기와 함께, 200개 넘게 모으면서 가장 비쌌던 피규어, 쵸파와 브룩을 같이 뒀다가 생긴 크기 실수, 그리고 해군 라인을 접은 이유까지 풀어보겠습니다.

     

    피규어 수집 시작, 동생한테 받은 쵸파

    이 쵸파는 5년 전쯤 동생이 일본에 다녀오면서 사다 준 피규어입니다. 제가 피규어에 빠져 사는 걸 알고 있으니, 작은 거라도 하나 챙겨 온 모양이었습니다. 받았을 때는 귀여워서 바로 장식장에 세워 두려고 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쵸파 특유의 큰 머리 때문에 이 머리에 비해 발이 너무 작아서 혼자 서 있지를 못하더라구요. 발판도 없는 제품이라 세워 두면 몇 초 못 가서 툭 하고 쓰러졌습니다. 무게 중심이 머리 쪽에 다 몰려 있다 보니, 아무리 각도를 맞춰 봐도 버티지를 못했습니다.

    결국 이 쵸파는 맨날 누워 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발판 없이 진열하면 생기는 일을 따로 쓴 적도 있는데, 이 쵸파가 딱 그런 경우였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세워 보려고 다른 피규어 옆에 기대 놓기도 했는데, 그러다 사고가 났어요. 기대 놨던 쵸파가 어느 순간 틈 사이로 빠져 버린 거예요. 워낙 작다 보니 한 번 틈에 끼어버리니까 처음에는 그게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나중에야 있었다는거 기억하고 한참 찾다가 결국 다시 포기했고,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장식장을 정리하던 날, 이것저것 꺼내 옮기다가 우연히 이 쵸파를 다시 발견했습니다. 여전히 누운 채로 틈에 끼어 있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면서도, 동생이 사다 준 거라 그런지 반갑더라구요. 그 뒤로는 또 잃어버릴까 봐 장식장 대신 책장으로 옮겨서 놓아뒀습니다. 비싼 피규어는 아니지만, 이렇게 잊을 만하면 다시 나타나는 게 이 쵸파의 매력인 것 같아요.

    미니쵸파 피규어
    미니 쵸파 피규어

    피규어 200개, 최고가 165만원

    지금까지 제가 모은 피규어는 200개 정도 됩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하나씩 기록하다 보니, 이제는 거의 다 리뷰를 한 것 같아요. 13년 동안 모으면서 몇 만 원짜리 작은 피규어부터 몇 십만 원짜리 레진까지 정말 다양한 피규어를 거쳐 왔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비쌌던 피규어는 퀸스튜디오의 좌상 타노스예요. 마블 엔드게임 속 타노스가 앉아 있는 장면을 그대로 옮긴 제품인데, 가격이 165만 원이었습니다. 예전 타노스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한 번에 낼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 따로 돈을 모아서 들였던 피규어예요. 지금 생각해도 제 수집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이었습니다. 앉아 있는 자세인데도 크기와 존재감이 압도적이라, 장식장 안에서는 단연 눈에 띄는 피규어예요.

    그런데 재밌는 건, 165만 원짜리 타노스와 동생이 사다 준 작은 쵸파가 같은 집에 있다는 거예요. 한쪽은 수집가로서 가장 큰돈을 들인 피규어고, 다른 한쪽은 가격도 모르는 선물용 피규어입니다. 둘 다 저에게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피규어라, 가격만으로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더라구요. 200개쯤 모으고 나니 비싼 피규어가 꼭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히려 누가 사 줬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함께 기억나는 피규어가 더 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은 쵸파도 제 컬렉션에서 빠질 수 없는 피규어예요.

    최고 비싼 타노스 피규어
    최고 비싼 타노스 피규어

     

    크기 실수, 쵸파 브룩 20~30배 키차이

    다시 찾은 쵸파를 이번에는 제대로 자리를 잡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같은 루피 해적단인 브룩 옆에 나란히 둬 봤는데, 이게 실수였습니다. 쵸파가 너무 작아서 브룩이랑 같이 두니 이질감이 확 느껴지더라구요. 키 차이를 대충 따져 보면 브룩이 쵸파보다 20~30배는 커 보였어요. 원작에서도 브룩은 키가 큰 캐릭터고 쵸파는 작은 편이긴 하지만, 피규어끼리 놓고 보니 그 차이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브룩 발밑에 쵸파가 있으니 쵸파가 아예 안 보일 정도였어요. 멀리서 보면 브룩 혼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고, 가까이 가야 겨우 쵸파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피규어를 같이 둘 때는 캐릭터만 맞추는 게 아니라 크기 비율도 맞춰야 한다는 걸 이때 제대로 느꼈습니다. 예전에 그란디스타 루피, 에이스, 로우를 30cm로 맞춰 둔 것처럼, 같은 라인끼리 모아야 자연스러운 이유가 여기 있었어요.

    그래서 다시 쵸파를 따로 떼어 놓아 봤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따로 두니까 쵸파가 더 멋이 없어지더라구요. 작은 피규어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으니 존재감이 없어졌고, 오히려 더 초라해 보였어요. 같이 두면 안 보이고, 따로 두면 초라해 보이니 결국 이 쵸파에게 맞는 자리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크기 차이가 이렇게까지 날 줄은 저도 몰랐어요. 비슷한 크기의 작은 피규어들끼리 모아 두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나은 방법인 것 같더라구요.

     

    해군라인 접은 이유, 안했으면 1천만원

    크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해군 라인 생각도 나더라구요. 저는 8년 동안 해군 피규어를 15개 모았고, 지금은 해군 라인을 접은 상태입니다. 접게 된 이유는 모몬가 글에서 자세히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계속 모았다면 얼마가 들었을지 숫자로만 따져 보려고 합니다.

    제가 산 해군 피규어 가격을 다시 꺼내 보면 스트로베리가 15~18만 원, 스테인리스가 18~20만 원, 도베르만과 모몬가가 각각 24만 원, 오니구모는 25~28만 원이었습니다. 레진 해군 하나를 들이는 데 평균 20만 원은 잡아야 했던 셈입니다. 이 기준이면 1천만 원은 해군 피규어 50개 정도를 더 살 수 있는 돈이고, 지금 가진 15개의 세 배가 넘습니다. 하나씩 살 때는 큰돈처럼 느껴지지 않는데, 한 달에 하나씩만 들여도 1년이면 240만 원이고, 4년이면 1천만 원에 가까워집니다. 그나마 이것도 가격이 지금 그대로라는 가정이라, 새로 나오는 제품 가격이 오르면 실제로는 더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해군 라인을 접었는데, 계속했으면 최소 1천만 원은 나갔을 것 같습니다. 같은 글에서 이야기한 제 최고가 피규어 타노스가 165만 원이었는데, 1천만 원이면 그 타노스를 여섯 개 사고도 남는 금액입니다. 이렇게 숫자로 놓고 보니 접길 잘했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지더라구요. 해군을 50개 더 채우는 것보다, 지금 있는 200개를 제대로 자리 잡아 주는 게 저한테는 더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작은 쵸파 자리 하나 찾는 것도 이렇게 고민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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