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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수집/마블 피규어

엔드게임 피규어 리뷰, 보자마자 별로였는데 어쩔수없이 산 그루트

한땀한땀수집가 2026. 10. 23. 13:54

목차


    이펙트가 없어서 그루트만 뒤쪽에 배치했습니다. 다른 피규어들에 정신 팔려서 보지 말라고요. 돈 주고 산 피규어를 일부러 뒤에 숨긴 건 그루트가 처음이었는데요. 예약할 때 공개된 사진을 보자마자 별로였는데도, 엔드게임을 빠짐없이 모으고 싶어서 결국 들였습니다. 30개 중 가장 저렴했지만, 만족도도 가장 낮았던 피규어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엔드게임 라인 중 가장 저렴했던 그루트를 산 이유와, 실물을 받아 보고 느낀 아쉬움, 그리고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 이유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엔드게임 피규어 컬렉션, 그루트가 12만원으로 제일 저렴

    요즘 엔드게임 피규어 30개를 하나씩 꺼내서 리뷰하고 있는데, 이번 차례는 그루트입니다. 그루트는 12만 원으로, 제가 가진 엔드게임 라인 중에서 가장 저렴한 피규어입니다. 예전에 리뷰한 네뷸라와 같은 가격인데, 네뷸라는 얼굴이라도 건졌다면 그루트는 그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루트는 예약할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예약 때 미리 공개된 사진을 보자마자 별로였거든요. 다른 캐릭터들은 사진만 봐도 어떤 장면인지 바로 떠오르고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루트는 사진을 몇 번 넘겨 봐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자세부터 밋밋했거든요. 그만큼 첫인상이 좋지 않았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이해가 갔습니다. 그런데도 예약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만 다른 피규어들은 고민 없이 눌렀는데, 그루트만큼은 버튼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엔드게임을 완벽하게 모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별로여도 어쩔 수 없이 구매했습니다. 레드스컬은 히어로가 아니라서 일부러 뺐지만, 그루트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일원으로 마지막 전투에 함께한 캐릭터입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빼 버리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의 자리에 구멍이 생기는 거죠. 저한테 그루트는 갖고 싶어서 산 피규어가 아니라, 빠지면 안 돼서 산 피규어였습니다. 컬렉션을 모으다 보면 이런 피규어가 꼭 하나씩 생깁니다. 좋아서 사는 게 아니라 자리를 채우기 위해 사는 피규어인데, 그루트가 딱 그랬습니다. 그래도 12만 원이라는 가격이 그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 줬습니다.

     

    그루트 피규어 실물, 태권도 겨루기 자세가 전부

    실물을 받아 보니 사진에서 느낀 아쉬움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루트는 무기도 이펙트도 없이 그냥 나무가 서서 공격 자세를 취하는 게 전부입니다. 팔을 앞으로 내밀고 다리를 벌린 모습이, 싸운다기보다 태권도 겨루기를 시작하기 직전 자세 같았습니다. 경기 시작 신호를 기다리며 상대를 노려보는 그 자세 말이죠. 그것만 따로 보면 나름 귀엽기도 한데, 문제는 엔드게임 라인 안에서 다른 피규어들과 같이 있을 때였습니다.

    이 라인의 다른 피규어들은 하나같이 움직임이 있습니다. 토르는 점프하고 있고, 앤트맨은 작아졌다 커지는 크기 변화를 이펙트로 보여 주고, 호크아이는 활시위를 당기고 있고, 완다는 마법 이펙트를 두르고 있습니다. 그 옆에 그루트만 그냥 서 있는 자세라, 같은 칸 안에서 혼자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전에 네뷸라도 총만 들고 서 있어서 밋밋하다고 했는데, 그루트는 그 총마저 없습니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자세만으로 싸우는 느낌을 내야 하니, 화려한 피규어들 사이에서는 버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피규어를 받기 전에도 이 부분이 걱정이었는데, 실제로 다른 피규어들 사이에 세워 보니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루트는 뒤쪽에 배치했습니다. 이펙트가 없으니 앞에 두면 오히려 단점이 먼저 보이고, 다른 것들에 정신 팔려서 보지 말라고 일부러 뒤로 보냈습니다. 앞줄의 화려한 피규어들에 시선이 쏠리면, 뒤에 서 있는 그루트의 밋밋함은 자연스럽게 묻히거든요. 키가 큰 편이라 뒤에 둬도 머리는 보이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자리를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돈 주고 산 피규어를 숨기는 기분은 묘했지만, 장식장 전체를 생각하면 그게 맞는 자리였습니다.

    그루트 피규어
    그루트 피규어

     

    그래도 후회는 없어, 없으면 갖고 싶었을 거야

    이렇게 아쉬운 점을 늘어놨지만, 그루트를 산 걸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쉽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없었다면 갖고 싶었을 겁니다.

    30개를 모으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들어서 안 산 피규어는 시간이 지나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겁니다. 장식장을 볼 때마다 그 캐릭터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보이고, 그 빈자리가 계속 신경 쓰입니다. 특히 엔드게임처럼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컬렉션은 더 그렇습니다. 가디언즈 멤버들이 모여 있는 곳에 그루트만 없으면, 아무리 다른 피규어가 멋있어도 장면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작은 빈칸 하나가 전체 그림을 미완성으로 만드는 셈이죠.

    그리고 피규어는 한 번 놓치면 다시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발매 때 안 샀다가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중고로 찾아다니거나 웃돈을 주고 사야 합니다. 마음에 안 들어서 안 샀다가 결국 더 비싸게 사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블랙오더 5종을 구하느라 1~2년을 헤매다 결국 해외 직구로 웃돈까지 얹어서 샀던 걸 생각하면, 발매 때 사 두는 게 얼마나 편한지 잘 압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12만 원에 그루트를 들인 건 오히려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예전에 가모라도 실망감 3점이라고 했지만, 빈자리보다는 3점짜리라도 채워져 있는 게 낫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루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뒤쪽에서 조용히 서 있지만, 그 자리에 그루트가 있기 때문에 가디언즈가 완성됩니다. 아쉽지만 후회는 없어, 없으면 오히려 갖고 싶었을 거라는 게 지금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별로였던 첫인상과 상관없이, 그루트는 제 엔드게임 장식장에 꼭 필요한 한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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