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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수집

한정판 피규어 수집기, 전세계 15개짜리 10분 광클한 사람

부자길 2026. 8. 10. 08:25

목차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모든 피규어 수집가들이 이 말을 듣자마자 떠올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게.. 피규어 파손이라던가, 장식장 파손 이라던가, 그냥 모든거 파손.. 파손이 피규어 수집가 들에게 가장 절망을 안겨주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피규어를 많이 수집하면 수집할수록 이런 파손될 확률이 더욱 높아지게 되는거죠. 예를 들어 해외배송으로 물건을 받아도 파손이 날 확률이 있고, 중고거래 하다가 날 수도 있고, 본인 스스로 장식장 이동이나 피규어 이동하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파손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불가항력적인것도 있습니다. 저희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짤이 몇개 있는데 장식장이 무너져서 모든 피규어들이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고 파손이 된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 짤은 그때 지진이나 홍수로 인해서 모든 피규어들이 다 날라갔던 장면이었습니다. 이렇듯 저희 수집가는 사람재해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에도 늘 노출 위험이 있습니다.

     

    피규어 수집, 2500만원 지출하고 배운 것

    지금까지 계산을 다 해보진 않았지만 대략 2500~3000만원 정도로 피규어에 지출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구매 하게 된 사유에는 제가 좋아서 사는 것들도 있고, 한정수량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며, 무지성으로 살 때도 있었습니다. 피규어 시장은 일반 생필품 시장과 달리 매번 한정판이라고 부릅니다. 또는 한정수량 전세계 150체 제작, 이런식으로 기간이라던가 개수가 딱 정해져있습니다. 이때 기간이 아니면 왠만해서는 재발매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일반 PVC 라이센스 회사들은 재발매를 하는 경우가 꽤 있긴 하더라구요. 여튼 이러한 멘트로 인해 구매자의 조바심을 촉구 시키는 데에 거의 중독이 되다시피 있었습니다. 특히나 전세계 150체 제작 이런 말은 진짜 전세계에 몇 없는 유일한 피규어야! 라고 생각은 하지만 대부분 비라이센스 회사 제품들이라 그거에 너무 심취해 있는게 맞는가 싶기는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피규어 제작사가 만드는 그런 것 아니면 큰 의미 없이 그냥 수량이 작구나~ 하고 생각하는게 낫습니다. 그래도 이런 멘트들을 보면 항상 흔들립니다. 그래도 엉덩이도 계속 맞으면 무뎌지는 것처럼 매번 이런 멘트가 들리니 처음에는 파블로프의 개 처럼 피규어 발매소식에 침이 질질 흐르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객관적으로 그걸 보고 살지 말지 결정하게 되는 눈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의 구매 기준은 단순합니다. 갖고 싶으면 사는건데, 비싸다? 그럼 못사는 거고. 이렇게 단순하게 가는게 제 마음에 가장 편한 거 같습니다.

     

    전세계 15개 한전팡, 10분 광클기

    전세계 15개만 파는 피규어를 15만원에 판다하고, 생각보다 이쁘다면 다들 사시겠습니까? 저도 무조건 이건 사야된다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거는 바로 원피스의 나미 라는 피규어를 할리퀸으로 예쁘게 도색을 한 피규어 였습니다. 저는 할리퀸이라는 캐릭터도 정말 멋지다 생각했고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원피스 캐릭터를 그렇게 꾸민다니 너무 멋지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거를 구매해야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개수가 적어서 그런지 회사의 개념이 아닌 일반 도색업자가 판매를 해서 그런지 일반 한국에서 대행사들은 따로 예약을 안받았었습니다. 저는 이게 기회다 싶어서 그 판매자와 언제 예약을 하는지 가격은 얼만지 꼼꼼히 물어봤습니다. 날짜와 시간은 이제 기억 안나지만 저녁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결전의 날이 오기 전에 갑자기 중국인 친구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나름 서로 연락하고 지냈는데, 성인이 되고 나니 연락이 자연스레 끊어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뜬금 없이 잘지내냐면서 연락을 했고 며칠간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 오전에 저는 그 친구한테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2명이서 시도하면 될 확률이 높을 거 같았습니다. 그 친구도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중국인이 중국 사이트에서 중국 물건 사는데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빠르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요청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전의 시간! 저는 혹시나 일찍 뜰까 싶어서 해당시간보다 10분  정도 부터 계속 광클을 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오픈 했던 시간은 본래 시간보다 5~6분 정도 늦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과는 성공. 친구는 실패. 정말 너무 기뻤습니다. 중국인 친구한테 말했더니 한국말이 서툴러서 그런지 '축하한다.'라는 한마디만 하고 나중에 한번 보자는 형식적인 인사치레만 하고 또 연락이 끊어졌었습니다.

     

    나미를 할리퀸으로, 파손 5~6개의 기억

    결국 저는 전세계 15체가 있는 피규어를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파손 여부를 꼼꼼히 확인했고 정말 깔끔하게 왔습니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실물이 더 이쁘더라구요. 그렇게 부모님 집에서 전시를 해놓고 있다가 이제 신혼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집에서 자신의 집만 가지고 오면 되는 것이라 이삿짐센터는 따로 부르지 않았고, 저도 어차피 피규어를 맡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정리해서 차를 타고 가고있는데, 여기저기서 피규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분명 사이사이에 신문지나 뽁뽁이나 다 둘러났는데도요. 이동하면서 차 진동으로 인해 피규어끼리 조금씩 부딪히면서 파손이 약간 난거 같았습니다. 저는 정말 울면서 신혼집에 갔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그 많은 피규어를 전시를 하다가 실수로 무거운 피규어를 미끌어져 떨어뜨리면서 또 약간의 파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곳 저곳 파손이 은근 되어서 5~6개는 이사하다가 파손이 난거 같더라구요. 다 제 불찰이긴 하지만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중 할리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느날 혼자 가만히 뒤로 쓰러지면서 방망이가 2동강이 나버렸습니다. 정말 정말 많이 쓰렸습니다..  그리고 비하인드 얘기지만 이 15체 할리퀸 피규어도색이 입소문이 났는지 한국에서도 많이 제품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무슨일이지? 싶어서 봤는데 국내에 도색잘한다는 업체에서도 그걸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걸 본 저는 뭔가 허탈감이 느껴졌습니다.

    여전히 쓰러져있는 할리퀸 피규어
    여전히 쓰러져있는 할리퀸 피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