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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수집/원피스 레진·리페인트

산후안 울프 피규어 후기, 25만원 레진 SD와 6만원 아니메히어로즈 비교

한땀한땀수집가 2026. 10. 17. 19:41

목차


    이미 늦게 알아차린 건 제 잘못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한테 화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10년 전에 산 레진 SD 피규어를 1~2년이나 박스째 묵혀 두었다가 뒤늦게 열어 보니, 성벽 베이스 조립이 어긋나 있었거든요. 판매처에 말하기엔 너무 늦어 버린 뒤였고, 결국 탓할 사람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PT스튜디오 레진 SD 산후안 울프와, 같은 캐릭터를 5cm로 만든 아니메히어로즈 산후안 울프를 비교해 보면서, 25만 원과 6만 원짜리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산후안 울프 피규어, 35cm SD와 5cm 두 개

    제 장식장에는 산후안 울프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35cm짜리 레진 SD 피규어고, 하나는 5cm짜리 아니메히어로즈 피규어입니다. 둘 다 같은 캐릭터인데 크기는 7배 차이가 납니다. 같은 검은수염 해적단 시리즈로 각각 따로 모으다 보니, 산후안 울프가 두 개가 된 셈입니다.

    먼저 레진 SD부터 이야기하면, PT스튜디오에서 나온 이 산후안 울프는 25만 원이었습니다. 다른 단원들보다 1.3배 크게 제작됐는데, 산후안 울프가 원작에서 거인족 중에서도 엄청난 덩치로 나오는 캐릭터라 그 특징을 살린 것 같습니다. SD라 머리가 크고 귀엽게 표현돼 있는데도, 다른 단원들 옆에 세우면 혼자 확실히 덩치가 큽니다.

    반대로 아니메히어로즈는 검은수염 해적단 세트로 나왔습니다. 정가는 6만 원 정도인데, 저는 번개장터 급매로 5만 원이 채 안 되게 구했습니다. 10명이 들어 있는 세트 가격이니, 레진 SD 산후안 울프 하나 값으로 세트를 네 번은 살 수 있는 셈입니다.

    재미있는 건 크기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아니메히어로즈는 몸 전체를 크게 만들 수 없으니, 얼굴만 크게 키워서 다른 단원들보다 커 보이게 처리했습니다. 레진 SD는 몸 전체를 1.3배로 키웠고, 아니메히어로즈는 얼굴로 덩치를 표현한 거죠. 같은 캐릭터를 두 회사가 전혀 다른 방법으로 풀었다는 게 나란히 놓고 보니 더 잘 보였습니다.

    PT스튜디오 산후안 울프(좌) / 아니메히어로즈 산후안 울프(우)
    PT스튜디오 산후안 울프(좌) / 아니메히어로즈 산후안 울프(우)

     

    신혼집 SD 26개, 검은수염 해적단 10명

    신혼집에는 SD 라인 피규어가 26개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게 바로 검은수염 해적단입니다. 레진 SD로 검은수염 해적단 10명을 모두 갖고 있는데, 아마 제 SD 컬렉션 중에서 가장 공을 들인 라인일 겁니다. 예전에 이 검은수염 해적단과 함께 두려고 성벽 피규어까지 따로 직구했을 정도니까요.

    검은수염 해적단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애니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입니다. SD라 비율은 귀엽게 바뀌었지만, 표정이나 자세, 소품 같은 건 애니에서 본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놨습니다. 10명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면 애니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서, 장식장 앞을 지날 때마다 자꾸 눈이 가더라구요.

    여기서도 두 회사 차이가 드러납니다. 레진 SD는 단원 하나하나가 애니 장면을 재현한 작품이라면, 아니메히어로즈는 10명을 작게 모아 두는 데 의미가 있는 피규어입니다. 예전에 아니메히어로즈를 레진 SD 검은수염 해적단 앞에 두었을 때 크기 차이가 거의 20배 가까이 났는데, 오히려 그 차이 덕분에 큰 피규어와 작은 피규어가 함께 서 있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레진 SD가 무대라면, 아니메히어로즈는 그 앞에 모인 관객 같은 느낌이랄까요. 26개 SD 중에서도 이 두 라인을 같이 놓으면, 같은 해적단을 두 개의 다른 크기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개수로 보면 두 회사 모두 10명씩이지만, 장식장에서 맡은 역할은 완전히 다릅니다.

    성벽 베이스 조립 어긋남, 힘줘서 전시

    문제는 레진 SD 산후안 울프의 베이스였습니다. 산후안 울프는 성벽 모양의 베이스 위에 서 있는데, 이 성벽 베이스의 조립이 어긋나 있었습니다. 부품을 끼우는 자리가 정확히 맞지 않아서, 그냥 올려 두면 틈이 벌어지고 피규어가 살짝 기울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성벽 베이스를 살짝 힘줘서 맞물리게 한 상태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딱 맞는 건 아니지만, 힘을 줘서 눌러 두면 앞에서 볼 때는 틈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혹시라도 부러질까 봐 힘 조절에 꽤 신경을 썼습니다. 레진은 단단해 보여도 한 번 금이 가면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사실 레진 피규어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레진은 사람이 손으로 만드는 과정이 많아서, 같은 제품이라도 개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고 조립 부분이 어긋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13년 동안 피규어를 모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게 제 제품일 줄은 몰랐습니다. 남 이야기로 들을 때랑 내 피규어에서 직접 볼 때랑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더라구요.

    반대로 아니메히어로즈는 PVC라 이런 조립 문제가 없었습니다. 작고 단순한 구조라 그냥 꺼내서 세우면 끝이었습니다. 25만 원짜리가 오히려 손이 더 가고 신경도 더 쓰이고, 6만 원짜리가 더 속 편한 걸 보면 비싸다고 무조건 편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년 전 구매, 개봉은 취업 후

    이 산후안 울프는 10년 전에 산 피규어입니다. 그런데 바로 열어 보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는 취업 준비 중이었고, 피규어를 꺼내서 조립하고 전시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박스째로 한쪽에 방치해 두었고, 결국 1~2년이 지나서야 개봉했습니다. 취업하고 나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나서야 박스를 열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성벽 베이스 조립이 틀어진 걸 발견했습니다. 받자마자 열어 봤다면 판매처에 바로 문의해서 교환이든 부품이든 요청해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1~2년이 지난 뒤에 하자를 이야기해 봤자, 그게 처음부터 그랬던 건지 보관하다 생긴 건지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판매처를 탓할 수도 없었습니다. 열어 보지 않은 건 제 선택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제 자신한테 화가 났습니다. 이미 늦은 건 제 잘못이었습니다.

    그 뒤로 생긴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피규어가 도착하면 아무리 바빠도 일단 박스를 열어서 부품과 조립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바로 전시하지 못하더라도, 하자가 있는지만큼은 받은 날 확인해야 한다는 걸 이 산후안 울프한테 배웠습니다. 지금도 성벽 베이스는 살짝 힘줘서 맞춰 놓은 채 전시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애 라인인 검은수염 해적단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이 정도 흠은 안고 가기로 했습니다. 늦게 연 대가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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