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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수집/마블 피규어

마블 피규어 후기, 1년 지나서야 베이스 다른 거 눈치챈 와스프

한땀한땀수집가 2026. 10. 16. 21:55

목차


    20만원 주고 샀는데 엔드게임 라인이랑 베이스가 달랐습니다. 그것도 산 지 1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장식장 앞에서 피규어들을 하나씩 보다가, 와스프 발밑만 다른 바닥을 딛고 있다는 걸 그제야 눈치챘거든요. 1년 동안 출퇴근하며 매일 보던 피규어였는데 말이죠. 알고 나니 허탈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20만 원짜리 와스프의 베이스가 왜 그렇게 오래 눈에 안 띄었는지, 알고 나서 든 생각과 배치 기준, 그리고 옮길 때마다 3~4번씩 떨어지는 날개 이야기까지 풀어보겠습니다.

     

    와스프 피규어 20만원, 엔드게임 라인이랑 베이스가 달랐다

    와스프는 20만 원을 주고 샀습니다. 제가 모은 마블 피규어들과 비교해 보면, 와스프는 지갑이 꽤 무겁게 느껴졌던 쪽에 속합니다. 그만큼 기대도 컸고, 받았을 때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날개를 펼친 모습이 영화 속 와스프 그대로라, 처음엔 베이스까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와스프에는 제가 한참 동안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엔드게임 라인이랑 베이스가 달랐던 겁니다. 다른 영화 버전으로 나온 와스프였는데, 저는 당연히 엔드게임 라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드랙스와 가모라를 인피니티워 버전으로 채웠을 때는 진흙 베이스가 너무 티가 나서 받자마자 차이를 알았습니다. 그런데 와스프는 전혀 몰랐습니다.

    이유는 베이스에 있는 폭탄 이펙트 때문이었습니다. 와스프 베이스에는 폭발하는 이펙트가 크게 들어가 있어서, 바닥 자체보다 그 이펙트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바닥 재질이 다르다는 걸 알아채기 전에 시선이 폭발 쪽으로 가 버리니, 차이가 안 보였던 거죠. 그렇게 1년이 지나서야 베이스가 다르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어느 날 장식장 조명을 켜 두고 피규어들 발밑을 하나씩 보다가, 와스프만 다른 바닥 위에 서 있다는 게 보였습니다. 13년째 피규어를 모으면서 웬만한 건 한눈에 알아본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이펙트 하나에 1년 동안 속은 셈입니다.

    와스프 피규어 사진
    와스프 피규어 사진

     

    전시할 때 왜 몰랐지...1년 뒤에 든 생각

    베이스가 다르다는 걸 알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전시할 때 별생각 없이 뒀다가, 나중에서야 '달라야 하는데 왜 몰랐지?' 싶더라구요. 사실 처음 전시할 때 조금만 더 꼼꼼히 봤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때는 새로 들어온 피규어를 어디에 둘지에만 신경을 쓰느라, 발밑까지는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장식장 1칸에 마블 30개를 넣다 보니 자리 찾기만 해도 정신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피규어를 받으면 얼굴부터 보는 습관이 있다 보니, 베이스는 늘 뒷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와스프를 빼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미 1년 동안 장식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엔드게임처럼 보이게 중간에 끼워 넣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앞뒤로 엔드게임 피규어들이 둘러싸고 있으니, 와스프도 그 장면의 일부처럼 보입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결국 장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장식장의 마블 칸은 전부 전투 장면입니다. 어벤져스와 블랙오더가 마주 보고, 다들 싸우는 자세로 서 있습니다. 와스프도 폭발 이펙트 위에서 싸우는 장면이라, 다른 영화 버전인데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같은 전투 안에 있으면 배경이 조금 달라도 하나의 장면으로 읽히는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제가 못 알아챈 것도, 어쩌면 그만큼 잘 섞여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투 버전의 와스프
    전투 버전의 와스프

     

    와스프 배치 기준: 메인 아닌 캐릭터, 후방에

    와스프는 장식장 후방에 배치했습니다. 메인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장식장에는 나름의 배치 기준이 있는데,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처럼 엔드게임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는 앞쪽에 두고,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캐릭터는 뒤쪽으로 보냅니다. 와스프는 엔드게임 마지막 전투에 나오긴 하지만 주인공급은 아니라서, 자연스럽게 뒤쪽 자리로 갔습니다. 대신 날개가 있어서 뒤에 있어도 존재감은 충분합니다.

    또 하나의 기준은 같은 팀은 묶어서 배치한다는 겁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은 한쪽에 모아 두었고, 나타샤와 호크아이도 붙여서 배치했습니다. 이렇게 팀별로 모아 두면 장식장을 볼 때 각 팀이 어디서 싸우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30개를 한 칸에 넣는데 팀이 뒤섞여 있으면, 전투 장면이 아니라 그냥 피규어 무더기처럼 보이거든요. 와스프도 앤트맨 근처에 두어서, 둘이 함께 싸우는 느낌이 나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20만 원이나 주고 산 피규어를 뒤에 두는 게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뒤에 두고 보니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개가 다른 피규어들 위로 살짝 보이면서, 전투 장면 뒤편에서 날아다니는 느낌이 나거든요.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스가 다르다는 걸 1년 동안 몰랐을 만큼 장면에 잘 녹아들었고, 뒤에 있어도 존재감이 살아 있으니까요.

     

    날개가 자꾸 떨어져... 옮길 때마다 3~4번

    와스프에게도 단점은 있습니다. 바로 날개입니다. 와스프는 등에 날개가 끼워져 있는 구조인데, 특히 아래쪽 날개가 중력 때문에 자꾸 떨어지려고 합니다. 가만히 두면 버티는데, 조금만 흔들려도 아래로 빠질 것 같은 느낌이라 늘 조심스럽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장식장 문을 열고 닫을 때도 와스프 쪽은 괜히 한 번 더 확인하게 됩니다.

    이 단점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건 옮길 때입니다. 장식장 배치를 바꾸려고 와스프를 들 때마다 날개가 3~4번은 떨어졌습니다. 한 번 옮기는 동안 몇 번씩 바닥에 떨어진 날개를 주워서 다시 끼워야 했습니다. 날개가 얇고 투명해서 떨어질 때마다 혹시 깨지지는 않았을까 확인하느라 손이 더 바빴습니다.

    그래서 요령이 하나 생겼습니다. 최종 배치를 할 때 와스프는 제일 마지막에 집어넣는 겁니다. 다른 피규어 자리를 다 정한 뒤에 와스프를 넣으면, 옮기는 횟수를 한 번으로 줄일 수 있거든요. 먼저 넣어 두면 다른 피규어 자리를 잡느라 와스프를 몇 번이고 다시 들어야 하는데, 그때마다 날개가 떨어지니까요. 이 방법을 쓰고 나서는 날개 떨어지는 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날개가 이렇게 말썽이어도 저는 와스프를 산 걸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길 잘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잘 나왔고, 다른 영화 버전인데도 1년 동안 아무도, 심지어 저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장식장 장면에 잘 어울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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