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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컬렉션 중 팔콘은 26번째, 후방에 배치했습니다. 팔콘은 제 마블 컬렉션 30개 중 26번째 정도의 순위의 피규어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도 뒤쪽이었지만 장식장에서도 결국 뒷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정작 그 장식장 높이는 팔콘을 기준으로 맞췄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팔콘이 26번째가 된 이유와 25만 원에 45cm라는 스펙, 장식장을 팔콘 날개에 맞춰 설계한 이야기, 그리고 피규어와 영화의 싱크로에 대한 오해까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앞줄에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존재감은 엄청난 피규어입니다.
팔콘 피규어, 26번째인 이유
엔드게임 피규어를 모을 때 저도 나름의 순서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챙긴 건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였습니다. 엔드게임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세 명이라, 이 셋이 없으면 장식장이 시작조차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에 비하면 팔콘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였습니다. 팔콘이 싫어서가 아니라, 먼저 데려와야 할 캐릭터가 너무 많았습니다. 스파이더맨, 앤트맨처럼 쟁쟁한 애들도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순서에서 밀렸습니다.
매달 1~2개씩 예약이 열리는 구조라 한 달에 들일 수 있는 수가 정해져 있었고,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다 보니 팔콘은 계속 다음 달로 미뤄졌습니다. 한정된 피규어 자금 안에서 고르다 보니, 아무래도 인지도 높은 캐릭터부터 손이 가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팔콘은 30개 컬렉션 중 26번째로 들어왔습니다. 거의 끝무렵이었죠. 30개 중 뒤에서 다섯 번째입니다.
배치도 비슷했습니다. 장식장 앞쪽 좋은 자리는 이미 먼저 들어온 메인 히어로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팔콘은 후방에 배치하게 됐습니다. 앞에서 보면 다른 히어로들 뒤에서 날개를 펼치고 있는 모습인데, 오히려 그게 전투 장면에서 공중 지원을 하는 느낌이 나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순서로는 26번째, 위치로는 뒷줄이지만, 장식장 전체를 놓고 보면 팔콘만큼 큰 영향을 준 피규어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크기였습니다.
팔콘 피규어 스펙, 25만원에 45cm
팔콘은 25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제가 모은 엔드게임 라인이 대부분 12~15만 원 사이였으니, 거의 두 배 가까운 가격입니다. 가격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날개 때문입니다. 날개를 활짝 펼친 상태로 만들어져 있어서, 30개 중 제일 높이가 큽니다. 높이가 45cm인데, 다른 히어로들 사이에 세워 두면 혼자 머리 하나 이상 위로 솟아 있습니다.
베이스도 신경 쓴 티가 났습니다. 어벤져스 건물이 파괴된 잔해 위에 팔콘이 서 있고, 그 위로 날개가 펼쳐지는 구조입니다. 엔드게임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어벤져스 기지 폐허를 그대로 옮겨 온 느낌이라, 베이스만 봐도 어떤 장면인지 바로 떠오르더라구요. 날개 무게까지 버텨야 하니 베이스도 다른 피규어보다 크고 묵직한 편입니다.
문제는 이 크기를 어디에 둘지였습니다. 제 장식장은 가로 3.6m, 높이 1.8m에 4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중 어벤져스 칸의 높이가 48cm인데, 사실 이 48cm는 우연이 아닙니다. 팔콘의 45cm를 기준으로 설계했거든요. 장식장을 짤 때부터 이 칸에 가장 큰 피규어가 무엇인지 따져 봤고, 그게 팔콘이었습니다. 45cm짜리가 들어가고 위로 3cm 정도 여유가 남는 높이로 맞춘 겁니다. 그래서 순서로는 26번째였지만, 장식장 높이를 정한 건 팔콘이었습니다. 다른 29개는 그 높이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간 셈입니다.

헤드 완성도, 네뷸라랑 비교하면
저는 피규어를 볼 때 얼굴이 원작과 닮았는지를 가장 먼저 봅니다. 그래서 팔콘을 받았을 때도 날개보다 얼굴을 먼저 봤는데,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팔콘 얼굴은 양옆에서 프레스로 눌린 듯 짓눌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데, 옆으로 조금만 돌려 보면 얼굴 폭이 좁아 보이면서 원작 배우의 인상과 거리가 생기더라구요. 날개와 베이스가 이렇게 멋진데 얼굴이 받쳐 주지 못하니 더 아쉬웠습니다. 몸 전체로 보면 30개 중에서도 손꼽히는 피규어인데, 얼굴 하나가 점수를 깎아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아쉬움은 네뷸라와 비교하면 더 분명해집니다. 예전 리뷰에서 이야기했던 네뷸라는 얼굴 조화가 완벽했습니다. 같은 아이언스튜디오 제품인데도 네뷸라는 영화에서 그대로 꺼낸 것 같은 얼굴이었고, 가격은 12만 원으로 팔콘의 절반도 안 됐습니다. 그에 비하면 팔콘은 두 배 가까운 돈을 냈는데도 얼굴은 오히려 아쉬운 셈입니다. 결국 25만 원이라는 가격은 날개와 크기에 대한 값이지, 얼굴에 대한 값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팔콘이 후방에 있다는 게 이럴 때는 다행이었습니다. 뒷줄에 있으니 얼굴을 가까이서 볼 일이 많지 않고, 앞에서 보면 날개가 먼저 눈에 들어오거든요. 장식장 전체에서 팔콘이 맡은 역할은 얼굴보다 날개라는 걸 받아들이고 나니, 아쉬움도 조금은 덜해졌습니다.

피규어 오해, 350만원짜리는 사람을 줄여놓은 것
피규어를 모은다고 하면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피규어는 어차피 영화랑 안 닮았을 거라는 겁니다. 팔콘 얼굴만 보면 그 말이 맞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고가 제품으로 올라가면 영화 속 인물을 그대로 옮겨 놓은 피규어도 분명히 있거든요.
예전에 350만 원대 고가 피규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중 조커 피규어는 홍채까지 재현돼 있습니다. 리뷰 사진으로 눈을 확대해 보면 눈동자 안쪽 결까지 표현돼 있어서, 피규어라기보다 사람을 그대로 줄여 놓은 것처럼 생생합니다. 저도 그 사진을 처음 봤을 때 같은 피규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미안할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제 장식장에 있는 어떤 피규어도 그 수준과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차이는 가격에서 옵니다. 25만 원짜리 팔콘과 350만 원짜리 조커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죠. 팔콘은 날개와 크기, 베이스로 장면을 보여주는 피규어고, 조커는 얼굴 하나로 사람을 보여주는 피규어입니다. 팔콘은 그냥 피규어, 조커는 사람을 줄여놓은 것처럼 생생합니다. 그래도 저는 팔콘을 산 걸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한 건 한 명의 완벽한 얼굴이 아니라, 30개가 함께 만드는 엔드게임 장면이었으니까요. 그 장면에서 팔콘의 날개는 장식장 높이까지 바꿔 놓을 만큼 꼭 필요한 조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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