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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 넘게 올리면 '기다렸습니다. 이제 확인했으니 잠들러 가볼게요. 좋은 밤 보내세요.'라는 댓글이 달림, 이런 멘트 들으면 지쳤던 저에게 다시 한번 힘을 주는 그런 멘트였습니다. 이게 어떤 글이었냐면 제가 한 레진 피규어 수입 대행업체 카페의 소식통 스태프로 있으면서 매일매일 소식을 올려줬고, 이와 함께 그 기록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를 열어 같이 관리를 했었었 던 것입니다. 이 블로그가 어떤 블로그였냐면 바로 제가 그동안 열심히 모았던 자료들을 총 정리하고 최신 소식들을 전해주는 블로그였었습니다.
레진 피규어 도감, 혼자 3만개를 기록했다.
저의 블로그는 일명 '레진 피규어 도감'으로 만들었습니다. 주로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가 메인으로 기록하는 블로그였고, 이외에도 자잘한 만화 등 제가 알고 있는 레진 회사에 대한 모든 것들을 담으려고 애썼던 블로그입니다.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기록하면서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속 찾기 쉽게 할까 수많은 고민을 하였고, 그 결과 매일매일 진행상황을 올리는 탭과 레진 회사별,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는 캐릭터별로 나눠서 그것과 관련된 모든 레진 피규어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또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지사항을 작성하여 검색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구성을 짜놓고 원래 하던 방식대로 소식들을 열심히 모으고, 블로그에서는 각 회사별, 각 캐릭터별, 매일매일 진행상황 이렇게 3군데 이상을 사진들을 채워 넣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수십 수백 개의 회사들과 직접 위챗과 qq 등을 통하여 계속해서 소통하고 소식을 모으고 글을 올리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니 3~5년 정도 노력을 했을까? 지금은 더 이상 게시하지 않지만 오랜만에 그 블로그를 들어가보니 그 기간 동안 3만개 이상의 글을 작성을 했더라구요. 그래서 최초 몇년도부터 글을 썼을까하고 스크롤을 내려봤는데 끝없이 내려가는걸 보고 아, 난 정말 많이 글을 썼구나 하고 더이상 내리기 귀찮아서 내려보지는 않았습니다. 그간 노력의 흔적들이 스크롤로 증명하는 순간이었죠. 거기다가 하나의 게시물에 수정해서 계속 덮어씌우는 글들도 있어서 이 개수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들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30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몰두하고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싶어요 심지어 취업준비 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거 같아요

하루 4~5시간, 그러다 제풀에 지쳐
이 소식을 전하는 업무가 날이 가면 갈수록 자료 취합하는 시간, 회사들과 소통하는 시간, 이 글을 블로그와 카페에 올리는 시간, 이에 대한 답글 등을 3~5년의 시간동안 하다 보니 점점 시간 투자가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1시간도 안 걸리는 일이 점점 늘어나 어느새 4~5시간 동안 이 일에 붙잡고 있더라고요. 취준생인 저로서는 이게 점점 공부보다 이 소식 전하는 일의 시간 비중이 늘어날 거라고는 깨닫는데 한참 걸렸던 거 같습니다. 이를 깨닫게 된 건 가장 친한 친구들과 1박 2일 강원도 여행을 갔었을 때였습니다. 낮에는 친구들과 재밌게 놀다가 저녁쯤 되니 저 혼자 스스로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수집하고 올려야 하루 루틴이 끝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저녁이 되자마자 친구들은 이제 술판을 벌리기 시작했는데 저는 친구들 얘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핸드폰만 붙잡고 계속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올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1~2시간 지나서였나.. 보다 못한 친구가 저를 보더니 '그거 하면 누가 뭐 주는 것도 아닌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죽어라 글을 올리려고 하냐, 우리랑 놀러 왔으면 다 잊고 놀아야 그게 여행이지 우리까지 술맛 떨어지게 이게 뭐냐' 라며 핀잔을 주었고, 그때 당시 제 눈에 친구들이 실망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봤던 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그때 갑자기 저를 되돌아보며 현생이 중요한데 왜 나는 여기에 목숨 걸었을까..?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 올리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야 취업준비 시간보다 소식 올리는 시간이 거의 비슷하게 잡아먹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결국 제풀에 지쳐 이제 블로그를 서서히 그만두게 되었죠.. 아마 이때 당시에 자동화라는 게 있었으면 아마 지금도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도 처음에 못 떠난 이유, 기다리는 사람들
친구가 저에게 핀잔을 줬을 당시 저는 친구에게 '올릴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라고 말을 했었습니다. 실제로 자료들이 많아서 업로드하는데 시간이 걸리면 가끔 자정 12시를 넘어서 올라가는 때도 있는 데 이때도 빠르게 답글을 달아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글 올라오는 거 기다렸습니다. 매일 하루 마무리를 이 소식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편히 잠자러 가겠습니다.' 이런 댓글이 종종 달렸던 저에게 영양분 같은 응원메시지였었습니다. 처음에는 스스로 그저 재밌다고 생각해 열심히 하다 보니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이 하나 둘 생기게 되었고, 이제는 꾸준히 답글도 달아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을 지금은 수치가 기억이 안 났지만 생각보다 많았음에 정말 과분한 마음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다려주시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저는 결국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인터넷 명예로서만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분들도 한분 한분 다 소중한 사람이지만 저한테는 친구, 가장 눈앞에 보이는 가장 친한 친구. 그리고 제가 얼른 취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저희 부모님.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 순간부터는 점점 소식을 보는 일이 줄게 되었습니다. 서서히 소식을 올리는 일에는 흥미가 떨어지자 스탭으로서 일했던 카페 운영자님에게 정중하게 말씀을 드려 그 자리에서 나오게 되었고, 블로그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중에 되돌아와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따로 그만둔다는 글 게시 하나 없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중단된 지 벌써 5년이 넘었더라고요. 다시 시작할라니 벌써부터 하기 싫을 거 같습니다. 역시 취미는 취미로 남아야 취미다운 거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게시를 안 한 지 5년이 넘었어도 조회수가 조금씩은 발생하는 게 보면 참 신기한 거 같습니다. 이제는 글을 올릴 마음은 없지만 서도 굳이 블로그를 폐쇄하고 싶은 생각도 안 드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유지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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