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더 이상 오르락내리락하는 '사이클 산업'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입성하던 날, 저는 지방 중소도시 제조업 회사 사무실에서 그 뉴스를 봤습니다. 공모가보다 13% 높은 가격에 마감하고,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업 뉴스가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아니면 기대가 앞서간 걸까요.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ADR 데뷔, 숫자가 말해주는 것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0일(현지 시각)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여기서 ADR이란 외국 기업의 주식을 달러로 환산해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로, 쉽게 말해 한국 주식을 미국 투자자들이 달러로 살 수..
올해 초 대기업 기획·재무 부서에 처음 발을 들인 저는 당연히 애플이 메모리 업체들의 절대적인 '갑'일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7월 어느 아침, 사내 반도체 동향 시트를 열어보다 손끝이 뚝 멈췄습니다.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거든요. AI 슈퍼사이클이 만들어낸 메모리 가격 급등이 빅테크의 공급망 논리까지 뒤흔들고 있는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애플의 중국 D램 테스트: 메모리 가격 폭등이 불러온 힘의 역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저는 줄곧 "애플은 연간 2억 대의 아이폰을 파는 회사니까, 부품사들이 줄을 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분기 매출 1,112억 달러(약 164조 원..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그 순간, 저는 회사 모니터 앞에서 엑셀을 만지던 손이 뚝 멈춰버렸습니다. 취업하자마자 신용대출을 낸 사회 초년생에게 이건 그냥 뉴스가 아니었거든요. 기준금리 인상 : 지금 물가,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습니다. 여기서 소비자물가지수(CPI)란 일반 가정이 실제로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로, 쉽게 말해 우리 장바구니가 얼마나 무거워졌는지를 숫자로 보여주는 기준입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
지난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회사 모니터 한쪽에 HTS 창을 몰래 켜놓고 숫자가 곤두박질치는 걸 바라보던 그날, 저는 자본시장이 얼마나 냉혹한 곳인지를 월급봉투로 직접 배웠습니다.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의 함정 및 구조적 결함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상품에 들어갈 때 레버리지 ETF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대기업 기획·재무 부서에 갓 입사해 매일 아침 유동성 흐름과 수급 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도, 정작 내 계좌에 담긴 상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깊이 따져보지 않았던 거죠.레버리지 ETF(Exchange Traded Fund)란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 혹은 3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를 말합..
솔직히 저는 중국 AI 기업이 이 정도까지 움직이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딥시크가 약 1년 전부터 자체 AI 추론 칩 개발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가동해 왔다는 소식이 7월 9일 터져 나왔을 때, 저는 회사 인트라넷의 반도체 동향 시트를 바라보다 그냥 손이 멈춰버렸습니다. 미국의 수출 규제 장벽 속에서도 중국 기술 생태계가 이렇게 빠르게 자립 방향을 굳히고 있다는 사실이, 갓 입사한 기획·재무 신입사원인 제 눈에는 너무도 생생하게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딥시크 자체 칩: 추론 칩을 직접 만들기로 한 이유딥시크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H800 GPU와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칩을 혼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우회 수출 단속을 대폭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만과 말레이시아까지 ..
종전 합의가 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0일 만에 미국이 다시 이란을 공습했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 회사 인트라넷의 글로벌 매크로 시트를 보다가 손이 뚝 멈췄습니다. 하반기 원자재 수입 가이드라인을 통째로 다시 짜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다는 팩트 하나가, 공급망을 다루는 실무자에게는 보고서 몇 페이지보다 훨씬 무거운 신호로 읽혔습니다.미국 이란 공습 재개: 호르무즈 해협,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지난 7월 7일(현지 시각),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소형 선박 60여 척을 포함해 8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습니다. 여기서 CENTCOM이란 중동·중앙아시아·동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의 핵심 통합전투사령부를 말합니다. 종전 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