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잠깐 들른 동네 홈플러스가 그렇게 낯설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습니다. 신선식품 매대는 듬성듬성 비어 있었고, 수입 식자재 코너는 PB(자체 브랜드) 상품들로만 간신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물량 보충이 늦나 보다'라고 넘겼는데, 알고 보니 협력 납품업체들이 2,000억 원 규모의 미수금을 이유로 납품 자체를 끊은 결과였습니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대형 유통 공룡이 이런 모습으로 마주쳐올 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홈플러스 매각: 텅 빈 매대가 보여준 자금난의 실체홈플러스는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란 법원의 관리하에 부채를 조정하고 사업을 지속하면서 회사를 살려내는 법적 구조 조정 절차로, 흔히 '법정관리'라고도 불립니다. 쉽게 말해 스스로 빚을 갚을 능력을 ..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국내 최초로 상장됩니다. 사전교육 신청자만 1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 솔직히 저도 귀가 쫑긋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조금 불안해졌습니다.삼전·하닉 2배 레버리지 ETF: 열기, 그 이면의 음의 복리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다 보면 재테크 이야기가 빠지는 날이 없습니다. 특히 요즘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엔비디아나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 이야기가 단골 메뉴입니다. "반토막 났다"는 무용담과 "두 배로 불렸다"는 성공담이 교차하는데, 이번에 국산 삼전·하닉 2배 레버리지 출시 소식이 퍼지자 분위기가 확 달아올랐습니다.제가 직접 들어보니, 동료들이 가장 반기는 부분은 세금 혜택이었습니다. 그동안 홍콩이나 미국..
출퇴근길에 기름값 기사를 보며 한숨을 쉬던 요즘, 안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는 소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총 105분간 마주 앉아 에너지 협력부터 공급망, 북핵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성과가 탄탄해 보였지만, 들여다볼수록 의문이 남는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한일 정상회담: 중동 사태와 에너지 협력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번 회담의 가장 눈에 띄는 합의가 원유 스왑 확대라는 점에서, 처음에는 "두 나라가 에너지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원유 수입 중동 의존도가 약 70%, 일본은 90% 이상이라는 수치를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여기서 LNG 스왑이란, 한쪽 국가가 액화천연가스(L..
코스피가 8,000선을 뚫고 반도체·AI주가 신고가를 쓰는 동안, 왜 바이오주만 혼자 역주행하고 있을까요? 저도 처음엔 이 흐름이 일시적인 조정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회식 자리에서 바이오주에 묶인 동료들의 한숨 소리를 듣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조정이 아님을 실감했습니다.바이오주 부진: 코스닥 바이오, 왜 혼자 떨어지나(시장흐름)5월 들어 코스닥150 헬스케어지수가 한 달 새 16% 넘게 빠졌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하락률이 4.46%였으니, 바이오 섹터가 무려 3배 이상 더 떨어진 셈입니다. 제약과 의료·정밀기기 업종이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27%를 차지하다 보니, 이 섹터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끌려 내려가는 구조입니다.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금리 급등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
솔직히 저는 부산이 이렇게 빨리 글로벌 여행지로 뜰 줄 몰랐습니다. 매주 광안리와 영도 골목을 지나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불과 몇 년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거든요. 올해 1분기에만 외국인 관광객 102만 명을 돌파했다는 수치는 화려하지만, 저는 그 숫자 뒤에서 뭔가 찜찜한 것을 계속 느끼고 있습니다.부산 관광 붐: 글로벌 핫플이 된 부산, 그 배경부산을 찾는 외국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대만 관광객이 20만 명을 넘어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일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대만 여행 플랫폼 KKday의 선호도 조사에서 단기 여행지 부문 1위에 오를 만큼 대만 여행자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실질적입니다.접근성 측면에서 보면, 대만이나..
솔직히 저는 이 숫자가 이렇게 클 줄 몰랐습니다. 가계신용 잔액이 1,993조 원, 사실상 2,00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통계를 처음 봤을 때 숫자 자체보다 주변 사람들 얼굴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매달 이자 고지서를 보며 한숨 쉬는 동료들, "그때 왜 샀을까"를 반복하는 친구들. 이 숫자 뒤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가계부채 2000조: 2금융권 풍선효과, 통계가 경고하는 것올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말 대비 14조 원 늘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그중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수치는 따로 있습니다. 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같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이 1분기에만 10조 6,000억 원 증가했다는 부분입니다.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