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볼펜이 상장폐지 문턱까지 갔다는 뉴스를 봤을 때, 솔직히 처음엔 '설마?' 싶었습니다. 모나미 153 볼펜은 제 학창 시절 필통에서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던 물건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니 현실이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곧 기업 실적은 아니라는 것, 그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한 사건이었습니다. 모나미, 크래미 애국매수: 익숙한 브랜드가 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을까한번 생각해보십시오. 한국에서 모나미 볼펜을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3년 연속 적자라니,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모나미는 2023년 영업손실 23억 원을 시작으로, 2024년 38억 원, 지난해 59억 원으로 적자 폭이 해마다 커졌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27..
주말에 주말농장 밭을 손보다가 코스피 급락 소식과 함께 화장품주 급등 뉴스를 동시에 접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반도체가 무너지는 날, 화장품이 10% 뛴다는 게 직관적으로 납득이 안 됐거든요. 하지만 숫자를 들여다보니 이게 단순한 테마 장난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화장품주 급등: 반도체 충격 속에서 화장품주에 불이 붙은 배경미국발 반도체 쇼크로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내주며 급락하던 날, 한국콜마는 장 초반 10% 넘게 치솟았습니다. 결국 6.46% 오른 11만 3,700원에 마감했고,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도 나란히 플러스로 장을 마쳤습니다. 지수 전체가 무너지는 날에 특정 섹터만 역행하는 흐름, 이걸 시장에서는 순환매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순환매란 한 업종에 몰렸던 투자..
7월 1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이 6개월 만에 다시 가동됐습니다. 국내주식 비중이 허용 상단 28.8%를 넘어 30%까지 치솟은 상태에서 유예 기어가 풀린 겁니다. 첫날 연기금이 코스피에서 2,178억 원을 순매도하자 지수가 2% 넘게 밀렸고, 저는 주말농장에서 스마트폰 속보를 보다가 손에 쥔 호스를 그대로 멈춰 버렸습니다.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 유예 종료, 왜 하필 지금인가올해 초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목표 비중은 전체 기금의 20.8%인데, 대신증권은 지난달 말 기준 실제 비중을 30%로 추산했습니다. 전략적 자산배분(SAA)이란 장기적인 수익과 위험 관리를 위해 사전에 설정해 두는 자산군별 투자 비율 기준을 말하는데, 국민연..
주말마다 목공소에서 느티나무 슬래브를 깎다 보면, 아무리 결이 단단한 원목 판재라도 좁은 작업대 위에 올려두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걸 몸으로 압니다. 오늘 아침 대패질을 멈추고 땀을 닦으며 뉴스를 켰는데,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미국 나스닥행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손끝이 뚝 멈추더군요.삼성전자 ADR 상장: 왜 지금인가(배경과 맥락)다음 달 10일, SK하이닉스가 45조 원 규모의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을 발행하며 미국 나스닥 시장에 공식 데뷔합니다. 여기서 ADR이란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하지 않고도 미국 투자자들이 그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대리 주식 증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마이크론이 3분기 매출 414억 달러(약 64조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무려 56억 달러나 초과했습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손에 쥐고 있던 대패를 내려놓게 됐습니다. 반도체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천수답 산업'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이 한순간에 흔들렸기 때문입니다.AI 메모리가 경기 사이클을 벗어나기 시작한 배경저는 주말마다 교외 목공소에서 느티나무나 단풍나무 통원목 슬래브를 직접 가공합니다. 오랫동안 원목을 다루다 보니 하나를 알게 됐는데, 좋은 목재는 나이테가 촘촘하고 내부 조직이 치밀해서 외부 충격에도 쉽게 휘지 않습니다. 이번 마이크론 실적을 보면서 AI 메모리 시장이 딱 그런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과거의 D램(DRAM)은 PC나 스마..
주말 오전에 1960년대 수동 태엽 시계를 분해하다가 뉴스를 봤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6일 만에 전격 종전 합의를 발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개방하기로 했다는 속보였습니다. 태엽의 장력을 풀던 손이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어떤 시스템이든 한계 압력에 도달하면 결국 타협점을 찾는다는 걸, 이날 뉴스가 직접 증명해 보였습니다.미국 이란 종전: 경제압박이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솔직히 저는 이번 합의가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파치 헬기 격추 직후 2·3차 보복 공습을 퍼붓고 추가 폭격을 경고할 때만 해도, 이건 어느 한쪽이 완전히 무릎을 꿇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 치킨 게임이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제 예상이 틀렸습니다.종전을 이끈 진짜 동력은 군사적 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