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대기업 기획·재무 부서에 처음 발을 들인 저는 당연히 애플이 메모리 업체들의 절대적인 '갑'일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7월 어느 아침, 사내 반도체 동향 시트를 열어보다 손끝이 뚝 멈췄습니다.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거든요. AI 슈퍼사이클이 만들어낸 메모리 가격 급등이 빅테크의 공급망 논리까지 뒤흔들고 있는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애플의 중국 D램 테스트: 메모리 가격 폭등이 불러온 힘의 역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저는 줄곧 "애플은 연간 2억 대의 아이폰을 파는 회사니까, 부품사들이 줄을 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분기 매출 1,112억 달러(약 164조 원..
중국 반도체는 미국 제재에 막혀 영원히 2류에 머물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창신메모리(CXMT)가 D램 시장 점유율 8%를 찍으며 단독 4위 자리를 굳혔다는 수치를 주말농장 원두막 그늘 아래서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순간, 잡초를 쥔 손이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중국 반도체 굴기: 점유율이 말하는 것 — 제가 틀렸습니다일반적으로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 수준이 낮아 글로벌 공급망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오래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주요 고객사인 미국 빅테크들이 중국산을 꺼릴 것이고, 기술 격차가 좁혀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그런데 실제 수치는 달랐습니다. 지난해 ..
올해 3월에 99만 원짜리 맥북 네오가 나왔을 때, 솔직히 저는 애플이 드디어 가성비 노선을 굳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그 가격이 119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맥북 프로는 329만 원, 아이패드는 최대 28.7% 인상.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애플 가격 인상: 칩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의 감각저는 주말마다 교외 목공소에 내려가 느티나무나 단풍나무 통원목 슬래브를 직접 나르고, 대형 전기 대패와 그라인더로 거실용 롱 테이블 상판을 만드는 취미가 있습니다. 30대 중반이 되고 나서야 합판 톱밥을 압축해 시트지를 바른 조립식 가구보다, 수십 년의 세월을 버텨낸 원목 판재의 결을 밀어낼 때 손바닥에 전해지는 팽팽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