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대기업 기획·재무 부서에 처음 발을 들인 저는 당연히 애플이 메모리 업체들의 절대적인 '갑'일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7월 어느 아침, 사내 반도체 동향 시트를 열어보다 손끝이 뚝 멈췄습니다.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거든요. AI 슈퍼사이클이 만들어낸 메모리 가격 급등이 빅테크의 공급망 논리까지 뒤흔들고 있는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애플의 중국 D램 테스트: 메모리 가격 폭등이 불러온 힘의 역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저는 줄곧 "애플은 연간 2억 대의 아이폰을 파는 회사니까, 부품사들이 줄을 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분기 매출 1,112억 달러(약 164조 원..
솔직히 저는 중국 AI 기업이 이 정도까지 움직이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딥시크가 약 1년 전부터 자체 AI 추론 칩 개발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가동해 왔다는 소식이 7월 9일 터져 나왔을 때, 저는 회사 인트라넷의 반도체 동향 시트를 바라보다 그냥 손이 멈춰버렸습니다. 미국의 수출 규제 장벽 속에서도 중국 기술 생태계가 이렇게 빠르게 자립 방향을 굳히고 있다는 사실이, 갓 입사한 기획·재무 신입사원인 제 눈에는 너무도 생생하게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딥시크 자체 칩: 추론 칩을 직접 만들기로 한 이유딥시크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H800 GPU와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칩을 혼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우회 수출 단속을 대폭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만과 말레이시아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