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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X 주가 폭락 (회사채 발행, 잉여현금흐름)

    오전에 월넛 슬래브 상판의 뒤틀림을 잡으려고 대형 대패를 쥐고 수평을 맞추다가 잠깐 스마트폰을 들여다봤습니다. 나스닥 역대급 IPO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스페이스X가 상장 열흘 만에 하루 16% 넘게 폭락하고, 30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기습 발행하겠다는 뉴스가 떠 있었습니다. 대패를 쥔 손이 그 자리에서 뚝 멈췄습니다.

    스페이스X 주가 폭락 및 회사채 발행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공모가 135달러로 나스닥에 데뷔했습니다. 상장 첫날 19% 넘게 올랐고, 사흘 만에 공모가 대비 49.5%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을 위협했습니다. 시가총액이란 기업이 발행한 전체 주식의 시장 가치를 합산한 수치로, 그 기업의 현재 몸값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당시 분위기로는 "현금성 자산만 1,008억 달러를 쥔 기업이니 단기 충격쯤은 거뜬히 버텨낸다"는 낙관론이 팽배했고, 솔직히 저도 그 시각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22일 단 하루 만에 4,008억 달러(약 560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습니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일일 시총 감소 규모 2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출처: 골드만삭스 리서치). 이날 종가 기준 스페이스X 시총은 2조 400억 달러로 내려앉으며 글로벌 순위 7위로 밀렸습니다.

    급락의 배경을 살펴보면 두 가지 충격이 겹쳤습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번지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
    • 스페이스X가 같은 날 투자자 전화 회의에서 최소 2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

    여기서 회사채(Corporate Bond)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의 차입 수단입니다. 문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의 본질입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 3월 xAI와 소셜미디어 X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브리지론(Bridge Loan)을 끌어안았습니다. 브리지론이란 장기 자금을 마련하기 전 임시로 활용하는 단기 고금리 차입금으로, 내년 9월 만기가 돌아옵니다. 결국 이번 회사채 발행은 빚을 갚기 위해 새 빚을 찍어내는 구조입니다. 1,008억 달러의 현금을 쥐고도 이 선택을 한 이유는, 그 현금을 AI 인프라와 우주 개발에 묶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목공 작업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게 있습니다.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깎아낸 상판이라도 내부 지지대 구조가 허술하면, 미세한 진동 한 번에 다리 축이 통째로 주저앉습니다. 이번 스페이스X 사태를 보며 정확히 그 느낌이 들었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이 말해주는 진짜 재무 체력

    가장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할 숫자는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 전망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기업이 영업 활동과 설비 투자를 마친 후 실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을 뜻합니다. 이 숫자가 마이너스라는 건 벌어들이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잉여현금흐름은 2029년까지 마이너스 1,050억 달러에 달한 뒤, 2031년에야 겨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골드만삭스). 같은 기간 자본 지출은 지난해 약 200억 달러에서 2031년에는 7,320억 달러까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본 지출(CAPEX, Capital Expenditure)이란 기업이 미래 수익을 위해 설비, 인프라, 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장기 투자 비용을 말합니다.

    이 수치를 처음 확인했을 때 제 개인 노트북 엑셀 시트에 데이터를 채워 넣으면서 손가락이 잠깐 멈췄습니다. 2031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이 누적 적자 상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브리지론 만기까지 돌아온다는 건, 외형 스펙과 달리 재무 체력이 생각보다 훨씬 팽팽한 긴장 상태에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겠다며 주식 발행 대신 회사채를 선택했다는 설명도 납득은 됩니다. 신주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비율을 희석시키는 부작용이 있는 반면, 채권 발행은 이자 부담만 감수하면 지분 구조를 건드리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기조 속에서 고금리 채권을 대거 발행하는 타이밍은, 솔직히 시장이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선택지였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마음에 걸립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 이후 22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금액은 약 3조 원으로, 같은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IPO 초반 급등 랠리에 올라탄 뒤 재무 구조의 실체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베팅이 쏠린 결과로 보입니다. "머스크가 우주선을 쏘는 기업이니 무조건 오른다"는 단선적 기대감이 3조 원의 무게로 실체화된 셈입니다.

    이번 폭락이 단순히 스페이스X 한 종목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주 경제와 AI를 양축으로 내세운 대형 기술주가 차입 경영의 실상을 드러낸 것은 글로벌 AI 투자 심리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또한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떨어지고 횡보할것을 어느정도 예상은 했으나 이렇게 많이 떨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당분간 횡보는 길게 갈 것이고, 그래도 우주항공이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에 길게만 본다면 전망은 엄청 좋을것으로 예상됩니다.

    목공을 하다 보면 아무리 좋은 원목 슬래브도 내부 함수율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거운 상판을 올리면 결국 뒤틀립니다. 잉여현금흐름이라는 함수율이 안정되기 전까지, 스페이스X의 재무 구조를 향한 시장의 시선은 한동안 따뜻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책임 아래 충분한 검토를 거쳐 이루어져야 합니다. 스페이스X와 관련한 실시간 재무 데이터와 시장 동향은 공신력 있는 금융 정보 플랫폼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newneek.co/@newneek/article/41845?utm_source=article&utm_medium=share&utm_content=4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