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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오랫동안 브렉시트가 결국 영국에게 유리하게 풀릴 거라고 믿어왔습니다. 대영제국의 금융 인프라와 독자적인 통화 시스템이 있는데, EU의 규제 족쇄만 풀어내면 오히려 더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지 않겠냐는 게 제 오랜 주관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오늘 오전 목공소에서 완전히 박살 났습니다.
브렉시트 10년의 냉혹한 성적표
오늘 오전에도 저는 교외 목공소에서 느티나무 통원목 슬래브 상판의 뒤틀림을 잡으려고 대형 전기 대패를 쥐고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메인 지지대를 잘못 잘라내면 상판 전체가 무너진다는 건 목공의 기본 중 기본인데, 그 생각을 하다가 문득 브렉시트가 겹쳐 보이더군요. 잠깐 땀을 닦으며 스마트폰으로 외신을 켰더니, 오늘(23일)이 정확히 브렉시트 결정 10주년이라는 속보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숫자가 참담했습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영국의 GDP(국내총생산)가 6~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여기서 GDP란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총합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지표로, 나라 경제의 덩치를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입니다. 영국처럼 세계 5~6위권 경제 규모에서 GDP가 6~8%씩 날아갔다는 건, 수백조 원 단위의 부가 그냥 사라졌다는 뜻입니다(출처: NBER).
기업 투자 위축도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브렉시트 전후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투자가 12~18%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서 경제적 불확실성이란 기업이 미래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하는데, 투자 결정을 뒤로 미루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단일시장(Single Market)에서 이탈한다는 건 곧 무역 장벽이 새롭게 생긴다는 의미이고, 그 불확실성의 청구서를 고스란히 기업들이 받아든 셈입니다.
더 황당했던 건 이민자 통계였습니다. EU 출신 이민자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솅겐 조약의 빗장을 걸어 잠갔더니, 2023년 6월 기준 영국의 순유입 인구가 90만 6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찍었습니다. 솅겐 조약이란 EU 가입국 시민이 여권 검사 없이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맺은 협정인데, 이 틀에서 벗어나자 오히려 인도·나이지리아·중국 등 비EU 출신 이민자가 2016년 대비 2.8배나 폭증했습니다. 이민자를 줄이려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정책 의도와 결과가 정반대로 뒤집힌 상황입니다. 저도 이 대목에서 대패를 쥔 손을 뚝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10년간 영국에서 나타난 핵심 지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GDP 6~8% 감소 (전미경제연구소 분석)
- 기업 투자 12~18% 위축
- 순유입 이민자 2016년 대비 2.8배 증가, 역대 최다(90만 6000명)
- 10년간 총리 6명 교체, 최근 스타머 총리 자진 사퇴
EU 복귀론의 부상, 그리고 '준회원국' 대안이 현실적인 이유
이렇게 성적표가 나오자 영국 민심도 바뀌었습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EU 복귀 지지 응답이 56%로 반대 35%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2024년 총선 당시 "EU 재가입은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던 노동당 안에서도 재가입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 데이터를 노트북 엑셀 시트에 정리해보니, 복귀 여론의 상승 곡선이 경제 지표 악화 곡선과 거의 정확하게 맞물려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갑이 얇아질수록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심리인데, 문제는 후회한다고 해서 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영국이 EU에 재가입하려면 기존 27개 회원국 전원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합니다. 만장일치란 단 한 나라도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인데, 현실적으로 프랑스나 스페인처럼 자국 내 분리독립 운동에 민감한 나라들이 쉽게 동의할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탈퇴 이전에 영국이 누렸던 분담금 감면 혜택이나 파운드화 유지 특권은 재가입 시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층 더 가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출처: BBC News).
그래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준회원국 모델'입니다. 정식 회원국 지위 없이 특정 분야에서만 EU 규범을 수용하고 단일시장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인데, 노르웨이나 스위스가 이 형태로 EU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영국 자산의 비중을 재조정할 때도 이 준회원국 시나리오를 하나의 변수로 넣어두고 있습니다. 완전한 복귀보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최소한 무역 장벽을 낮추는 방향이 영국 경제에는 더 현실적인 회복 경로로 보입니다.
브렉시트가 가져온 또 다른 균열은 세대 갈등입니다. 당시 브렉시트 찬성표를 많이 던진 건 중장년 이상 세대였고, 젊은 세대일수록 반대 비율이 높았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좁혀지기는커녕 오히려 구조적인 갈등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목공 작업에서도 처음에 잘못 박은 못 하나가 나중에 판재 전체를 들어내야 하는 사태로 번지는 경우가 있는데, 브렉시트의 균열이 딱 그 모양새입니다.
결국 브렉시트 10년이 가르쳐준 건, '고립주의로 얻는 독자성'이라는 개념이 글로벌 공급망 시대에는 얼마나 취약한 환상인지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믿어왔던 '대영제국의 맷집'이라는 고정관념이 데이터 앞에서 산산이 부서진 날이었습니다. 56%의 복귀 여론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지금 영국이 가야 할 방향은 완전한 결별보다 점진적인 관계 회복 쪽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의 공급망 구조에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이나 투자자라면, 영국발 정치 공백이 유럽 유동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지금부터 미리 살펴두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요즘 EU가 많이 약해졌는데 조금이라도 다같이 합심하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나라의 경제가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newneek.co/@newneek/article/41814?utm_source=article&utm_medium=share&utm_content=4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