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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매각설 (DH 부채, 인수 후보, 수수료 인상)

by 부자길 2026. 5. 18.

배민 매각설 (DH 부채, 인수 후보, 수수료 인상)

솔직히 말하면, 저는 배민이 독일 기업 소유라는 사실을 한동안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퇴근 후 치킨 한 마리 시키면서 "이 돈이 독일 본사로 흘러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약 8조 원에 매각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비로소 이 앱이 우리 일상에 어떻게 얽혀 있는지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DH가 배민을 파는 이유: 9조 원 부채와 자산 재편

DH가 배민 매각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작년 말 기준 DH의 부채 규모는 약 61억 6,6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9조 2,500억 원에 달했고, 부채비율(debt-to-equity ratio)은 231.2%였습니다. 부채비율이란 기업이 보유한 자기자본 대비 빌린 돈의 비율로, 200%를 넘으면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로 봅니다. 한때 시가총액 60조 원을 자랑하던 DH가 현재 12조 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자산을 처분해 빚부터 갚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배민의 매출은 2023년 3조 4,155억 원, 2024년 4조 3,226억 원, 2025년 5조 2,829억 원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같은 기간 6,998억 원, 6,408억 원, 5,928억 원으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영업이익이란 매출에서 실제 사업 운영에 들어간 비용을 뺀 수치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이 줄었다는 건, 쿠팡이츠와의 경쟁에서 무료 배달·할인 쿠폰 등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쏟아붓고 수수료를 낮추면서 수익성이 갉아먹혔다는 뜻입니다. 매각 시점이 늦어질수록 몸값이 더 떨어질 테니, DH가 지금 서두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인수 후보들의 셈법: 우버, 알리바바, 네이버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계산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버는 전 세계 모빌리티 시장을 누비며 우버이츠를 통해 음식 배달 경험도 쌓은 기업입니다. 배민을 인수하면 복잡한 시장 진입 단계를 건너뛰고 한국 배달 시장에 즉시 안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 시장은 라이더 처우 문제, 자영업자 단체와의 갈등, 국내 규제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외국 기업이 감당하기에 만만치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 자본의 참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도 걱정이 앞섭니다. 알리바바는 이미 신세계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이커머스에 발판을 마련해 놓은 상태입니다. 여기에 배민까지 품는다면, 한국인의 먹거리 소비 패턴, 라이더의 이동 동선, 골목상권의 매출 데이터가 단일 플랫폼 생태계 안에 집약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M&A(인수합병)를 넘어 생활 밀착형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이전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가장 현실적인 국내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합병 작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시점이라, 당장 조 단위 인수전에 뛰어들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인수 후보별 핵심 변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우버: 배달 플랫폼 운영 경험은 있지만, 국내 규제 및 이해관계자 부담이 변수
  • 알리바바·텐센트: 이커머스와 배달을 잇는 생태계 구축 가능, 데이터 안보 우려가 걸림돌
  • 네이버: 시너지 잠재력은 가장 크지만, 현재 인수 의지 없음 공식화
  • 사모펀드: 재무적 투자자로서 투자금 회수 목적, 수수료 인상 압박이 가장 강할 가능성

자영업자와 소비자: 결국 누가 짐을 지는가

제 주변에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지인들이 몇 명 있습니다. 이분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수수료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배민이 DH 산하에 있던 시절, 영업이익이 7,000억 원에 육박했던 해에 DH는 4,000억 원 이상을 본사 배당금으로 가져갔습니다. 자영업자들이 매일 땀 흘려 낸 수수료가 독일 본사의 부채 일부를 갚는 데 쓰인 셈입니다. 이 이야기를 지인 사장님께 꺼냈더니, "그러게, 우리가 왜 독일 회사 빚을 갚아야 하냐"며 한숨을 쉬더군요.

이제 주인이 또 바뀐다고 하니, 상인들 사이에서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승자의 저주란 경쟁 입찰에서 이긴 기업이 실제 가치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하게 되어, 결국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8조 원을 들여 배민을 인수한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요. 수수료율을 높이거나, 소비자 배달비를 올리거나, 두 가지를 동시에 단행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사실상 양분하는 과점(oligopoly) 구조입니다. 과점이란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로, 이 경우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대안 없이 플랫폼이 정하는 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4월 기준 두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격차는 약 1,025만 명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독점적 지위가 약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수료를 올리면 이용자가 이탈할 수 있지만, 반대로 경쟁이 완화되는 순간 가격 인상의 유혹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5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가 배달 플랫폼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플랫폼 수수료가 1~2%포인트만 오르더라도 이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토종 플랫폼의 운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배민이 처음 생겼을 때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손으로 전단지를 모아 앱을 만든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2010년 창업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며 한국 자영업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성장한 배민은, 어느 시점부터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 자본의 현금 창출 자산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이번 매각 시도는 글로벌 플랫폼 자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DH는 2019년 약 4조 8,000억 원에 인수해 배당금을 챙기고, 이제 두 배 가격인 8조 원에 되팔려 합니다. 성장의 과실은 외국 본사가 가져가고, 수익성이 흔들리자 매각으로 출구를 찾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나쁜 자본주의냐,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냐에 대해서는 보는 입장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배민이라는 플랫폼의 주인이 누가 되든, 그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것은 이 앱에 생계를 기댄 자영업자와, 매일 앱을 켜는 평범한 소비자라는 사실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배민 관련 정책 변화나 투자 판단은 반드시 공식 발표 및 전문가 의견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mydailybyte.com/post/%EB%B0%B0%EB%8B%AC%EC%9D%98%EB%AF%BC%EC%A1%B1-8%EC%A1%B0-%EB%A7%A4%EA%B0%81%EC%84%A4-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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