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올해 초까지도 챗GPT가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직접 써보면서 느끼는 게 달라졌고, 결국 오픈AI 실적 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아,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주간 활성 사용자 10억 명 달성 실패, 매출 목표 미달. 한때 생성AI 시장을 단독으로 이끌던 기업이 이런 보도를 받는다는 건 단순한 성장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챗GPT 플러스를 구독하면서 생긴 의심
작년 초 처음 챗GPT 플러스를 결제했을 때만 해도, 월 20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GPT-4가 보여주는 응답 품질은 당시 기준으로 확실히 달랐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제미나이는 구글 독스·드라이브와 연동되는 생태계 통합이 워낙 탄탄하고, 클로드는 긴 문서를 다룰 때나 글쓰기 결과물의 완성도가 체감상 더 높게 느껴졌습니다.
MAU(월간 활성 사용자)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여기서 MAU란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순 사용자 수를 의미하는데, 플랫폼의 실질적인 사용 규모를 판단하는 핵심 척도입니다. 오픈AI는 지난 2월 주간 활성 사용자 9억 명을 돌파한 이후 이 수치의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습니다(출처: WSJ). 저처럼 "다른 걸 써볼까" 고민하기 시작한 사용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일 겁니다.
더 심각한 건 재무 구조입니다. 오픈AI의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이사회에 직접 경고를 날렸는데, CFO란 기업의 재무 전략과 자금 흐름 전체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를 뜻합니다. 그 경고의 내용인즉, 매출 성장이 지금보다 빨라지지 않으면 이미 체결한 데이터센터 계약 대금 6천억 달러(약 885조 원)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무분별하게 사들이는 공격적 확장 전략이 이제 역풍으로 돌아오는 모양새입니다.
광고 요금제와 AWS 동맹, 생존을 위한 선택들
이 상황에서 오픈AI가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월 8달러짜리 '챗GPT 고' 요금제입니다. 챗GPT 플러스(월 20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 대신, 사용자가 챗봇과 대화하는 중간에 광고가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이른바 AVOD(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모델을 AI 서비스에 이식한 셈인데, AVOD란 광고를 시청하는 조건으로 콘텐츠를 무료 또는 저가에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말합니다. 유튜브 무료 버전이나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영리한 전략이라고 봅니다. 피부과에서 비싼 패키지보다 가성비 좋은 이벤트 시술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처럼, 8달러라는 가격은 AI 서비스에 아직 선뜻 돈을 쓰지 못하는 층을 끌어들이는 진입 장벽 낮추기 효과가 있을 겁니다. 솔직히 저도 광고 몇 개 보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갈아탈 의향이 있습니다.
오픈AI가 내놓은 또 하나의 카드는 클라우드 전략 재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독점 클라우드 계약을 해소한 지 불과 하루 만에 AWS(아마존웹서비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AWS의 AI 모델 통합 플랫폼인 '아마존 베드록'에 GPT 모델과 코딩 도구 '코덱스'를 올리기로 했고, 향후 8년간 1천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아마존 베드록이란 개발자가 다양한 AI 모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된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이 결정을 두고 저는 '영리한 배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MS 의존도를 줄이면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건 맞는 방향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자금 압박이 심각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오픈AI가 앞으로 어느 한 곳에 기댈 여유가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오픈AI가 현재 선택한 주요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챗GPT 고(월 8달러): 광고 노출 기반 저가 요금제로 사용자 저변 확대
- AWS 파트너십: 클라우드 의존처를 MS 단독에서 분산, 8년간 1천억 달러 지출 계약
- AI 에이전트폰: 미디어텍·퀄컴과 협력, 2028년 양산 목표의 스마트폰 신사업
AI 거품 논란과 오픈AI의 신뢰 위기
이번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의 법정 공방입니다. 머스크 측은 오픈AI의 영리 기업 전환이 창립 취지를 저버린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머스크 측 변호사가 "기념품점이 박물관을 약탈하고 피카소 작품을 팔아치운 격"이라고 한 비유는 다소 과격하지만, 그 논리 자체는 제 귀에도 꽤 날카롭게 들렸습니다. "인류를 위한 AI"를 내세우며 비영리로 출발한 조직이 이제는 광고 수익을 챙기고 IPO(기업공개)를 준비한다는 게, 어딘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IPO란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각하는 절차를 말하며,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AI 인프라 버블(거품) 가능성의 신호탄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버블이란 자산의 실제 가치보다 기대감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가격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지금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 보도 하나로 오라클이 4% 넘게, 소프트뱅크가 도쿄 증시에서 10% 가까이 폭락한 것도 그 불안감의 반영입니다(출처: Wall Street Journal).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건 이겁니다. AI 서비스의 품질 차이가 줄어들수록, 사용자들은 결국 가격과 생태계 연동성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오픈AI가 기술 우위만으로 시장을 지켜온 시대는 이미 끝났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관련 투자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오픈AI가 지금 처한 상황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 둔화로 보기 어렵습니다. 수백조 원의 인프라 비용, 경쟁 심화, 창립 철학과의 괴리라는 세 가지 문제가 동시에 터진 상황입니다. 저는 여전히 챗GPT를 쓰고 있지만, 다음 결제일이 오면 8달러 광고 요금제가 나왔을 때 진지하게 비교해볼 생각입니다. AI 서비스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본인에게 맞는 도구를 다시 점검해볼 적절한 시점일 것입니다.
참고: https://www.mydailybyte.com/post/%EC%98%A4%ED%94%88ai-%EC%84%B1%EC%9E%A5%EC%84%B8-2604